2023바다미술제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는 바다와 우리의 관계를 재고하게 하고, 
            해안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동시에 언급하며, 바다와 해양 환경에 
            관여하기 위한 대안적인 틀과 비전을 모색합니다.
        
            바다는 우리의 삶과 자본주의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생존에 필수적인 
            원천일 뿐만 아니라 식량, 의약품, 에너지, 광물, 무역, 여행 등을 위해 이용하는 
            거대 산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규모 크루즈 관광, 해운, 남획부터 핵실험, 오염, 
            심해 채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바다에 해를 끼쳐 해양 
            생태계와 서식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는 해안에서 바라본 바다를 상품 이동에 쓰이는 
            분절되고 추상적인 표면으로 보는 대신 우리가 이 수역의 일부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올해 바다미술제는 바다 및 해양 생태와 맺는 새로운 관계를 탐색하고, 저항과 복원을 
            요청하는 차원에서 협력과 공동의 비전,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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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작가

수퍼플렉스

                                            수퍼플렉스는 1993년 야콥 펭거,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 라스무스 로젠그렌 닐슨이 설립했다. 확장된 콜렉티브를 의도하는 수퍼플렉스는 정원사부터 엔지니어, 관객에 이르기까지 지속하여 다양한 협력자들과 협업해 왔다. 사회 경제적 조직을 만들기 위한 대안 모델에 참여하면서 에너지 시스템, 음료, 조각, 복제, 최면 세션, 사회 기반 시설, 회화, 식물 종묘장, 협약, 공공장소 등의 형태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수퍼플렉스는 동식물의 관점을 포함하는 새로운 종류의 도시주의를 발전시켰으며, 인간과 자연의 간극을 줄여 종간 화합이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수퍼플렉스에게 최고의 아이디어는 물고기로부터 나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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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장승욱

                                            장승욱 감독은 현재 프랑스 랭스에서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활동한다. 포르투갈 인디주니어, 불가리아 인 더 팰리스 국제단편영화제, 이탈리아 쇼츠 국제영화제, 한국 디지콘6 아시아 등 다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감독은 어린이 동화책 작가이자 삽화가로도 작업하며 영역을 확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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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아틀리에 엔엘

                                            나딘 스테르크와 로니 판 라이스바이크가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엔엘은 지구의 풍요로움과 현지 원료의 가치를 중시한다. 두 아티스트는 자연 그대로의 요소들을 일상적인 사물로 재탄생시켜 자연계의 미묘함을 반영한다. 특히 <클레이 앤드 글래스> 프로젝트는 현지에서 조달한 점토와 모래를 도자기와 유리 제작에 사용함으로써 문화유산을 존중하고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장려한다. 아틀리에 엔엘은 지구의 자원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고 신중한 재료의 구매와 생산을 옹호하여 글로벌 환경 의식을 고취한다. 열정적인 연구를 통해 인류와 자연을 구체적으로 연결하고 소중한 지구에 대한 새로운 관리자 의식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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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아리 바유아지

                                            아리 바유아지는 1975년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 2005년에 캐나다로 이주했다. 몬트리올과 발리를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는 세계 각지에서 발견한 사물과 기성품을 결합함으로써 여러 문화의 메커니즘을 경험하게 하는 설치 미술로 알려졌다. 그는 대부분 작품의 소재와 주제로 세계 곳곳에서 찾거나 유래된 사물을 지속하여 사용해 왔다. 바유아지는 사물과 장소, 그리고 그것들의 사회에서의 역할을 통해 일상에서 지나쳐지는 예술적 가치를 주로 보여주고자 작업하며 일상의 면모를 표현하는 데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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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야스아키 오니시

                                            야스아키 오니시는 일본 전역과 국제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여 왔다. 가장 최근 일본에서 열린 개인전은 2022년에 크리에이티브 센터 오사카에서 열렸으며,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의 <프레이밍 더 바운더리즈>, ZKM 칼스루에의 <네거티브 스페이스>,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의 <더 문>에도 참여했다. 2010년에 오니시는 미국-일본 재단 펠로우십을 수상하여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뉴욕의 폴락-크래스너 재단의 지원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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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

작품

해양 해양 해양

칼립소36°21
                                            제인 진 카이센, <바다의 이야기>, 2013,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분 15초.
작품 <바다의 이야기>에서 작가 제인 진 카이센은 어머니와 할머니가 해녀로 생계를 이어가던 제주도의 현무암 해안을 따라 걷고 있다. 그는 물질할 때 사용했던 버려진 물건들과 할아버지가 제주해녀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장을 역임하며 쓴 <제주해녀항일투쟁실록>을 들고 있다. 책은 1995년 제1회 제주해녀항일투쟁기념식을 계기로 출간되었는데, 이 항일 투쟁은1931~1932년 제주 해녀들이 일본 식민 세력에 대항하는 행진을 시작하며 거세게 일어난 운동으로, 80여 년이 지난 지금 작가가 걷고 있는 바로 그 해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상에서는 작가의 할아버지가 집필한 책의 첫 페이지에 수록된 악보 <해녀의 노래>가 불려진다. 그 노래는 항일운동의 지도자였던 강관순이 옥살이 중 개사한 가사를 일본 곡조에 얹어 만든 노래로 당시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녀들에게 불려졌던 이 노래는 제주 해녀 문화의 성별 범위, 가혹하고 위험한 직업적 소명, 생존을 위해 바다에 의존하는 해녀의 삶을 증명한다.
책과 잠수 도구를 세심하게 다루는 일은 역사를 보존하고 시간의 격차를 해소하며 세대를 넘어 지식을 전달하려는 시도를 암시하지만, 영상은 작가가 바다에 도달하기 전에 끝난다. 불안정하고 어색한 동작으로 걷고 환경에 맞지 않는 옷과 장화를 신은 모습에서 노래 가사와는 대조적으로 불연속성과 균열이 느껴진다. 최근 수십 년 동안 현대화, 사회 변화, 산업적 양식, 해양 환경 파괴 등으로 해녀의 물질 문화는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따라 바다와 물질에 대한 지식, 제주의 모계 중심적 우주관, 바다와 연결된 무속적 정신문화가 더 이상 어머니로부터 딸에게 원활하게 전승되지 못하고 있다.

질 오브리, <대서양의 해조들>, 2022,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31분 43초.
생물학자 유네스 분디르와 함께 촬영한 작가 질 오브리 작품 <대서양의 해조들(Atlantic Ragagar)>는 모로코 대서양 연안의 해조류와 오염에 관한 실험 영화이다. 물이 맑은 시디 부지드 해변에는 수십 종의 해초가 서식하고 있다. 이보다 더 남쪽의 사피에서는 인산염 공장으로 인한 오염으로 해양 생물 다양성이 재해를 입고 있다. 이 영화는 해안 생물에 귀를 기울이고 관객을 생태적 변화의 과정으로 초대하는 시도이다. 오염은 풍경 속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더라도, 이마네 주바이가 연기하는 주인공의 목소리와 몸짓을 통해 독성의 영향을 표현한다. 그녀가 콧노래를 부르고, 노래하고, 숨을 쉬고, 조용히 조류와 교감하는 동안 새로운 대상 ‘마오우즈’가 순차적으로 등장하는데, 생물의 신체적인 경계를 초월하고 종을 넘나드는 열린 사고가 가능한 수역을 가리킨다. 

칼립소 36°21 & 데리야 아카이낙, <무제>, 2021, 단채널 비디오, 텍스트, 사운드, 9분 4초. 2023바다미술제 지원작.
사운드 작품 <무제>(칼립소 36°21 이 지은 제목)는 해양학자 데리야 아카이낙이 자신이 발견한 과학적 알고리즘 '시스루(Sea-Thru)'를 많은 관객에게 설명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다. 데리야는 '객관적'이고 있는 그대로의 과학적 방식으로 '시스루’를 묘사하고 설명하는 대신, 어머니의 죽음, 자신과 바다의 관계,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이 어떻게 바다를 위한 큰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데리야는 여성 해양 과학자 인터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토론 이후, 2021년 이 작품을 쥐스틴 다캉에게 선물했다. 이들은 모두 직관과 감성으로 자신의 분야에 접근하며, 이러한 방식으로 과학을 실천함으로써 중요한 발견을 하고 바다를 치유하고 돌보는 데 도움을 주었다. 


제인 진 카이센은 1980년에 제주도에서 태어나 현재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거주하는 시각예술가이자 필름메이커이며, 덴마크 왕립 미술 아카데미의 미디어 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카이센의 작업은 비디오 설치, 내러티브 실험 영화, 사진 설치, 퍼포먼스, 텍스트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광범위한 학제간 연구와 다양한 커뮤니티 참여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 다년간 진행된 프로젝트와 협업을 통해 초국적 입양, 한국전쟁과 분단, 제주 4.3 사건, 냉전 유산 등의 주제를 다뤄왔다. 또한 자연과 섬이라는 공간, 우주론, 신화의 페미니즘적 재구성, 의식적이고 영적인 관행에 참여하기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표현과 저항, 인식의 수단을 협상하고 중재하여 대안적인 계보와 공동체적 출현의 장소들을 그려낸다. 
카이센은 뉴 칼스버그 재단 아티스트 그랜트(2023년)와 덴마크 예술재단의 3년 작업 지원금(2022년)을 받았다.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김현진이 기획한 <역사는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전시에 남화연, 정은영 작가와 함께 참여하여 영상 설치 작품 <이별의 공동체>(2019)로 한국을 대표해 전시를 선보였다. 쿤스트할 샤를로텐부르크에서 가진 <이별의 공동체> 전시가 덴마크 국제미술평론가협회(AICA)의 ‘2020 올해의 전시’로 선정되었다. 리버풀, 광주, 안렌, 제주 등지에서 열린 비엔날레에 참여했으며, 최근 이미지 센터에서 (2023), 르 비콜로레에서 (2023), 포토그라피스크 센터에서 (2023), 디트로이트 현대미술관에서 (2021)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테이트 모던에서  (2023), 하우스 데어 쿨투렌 데어 벨트 (HKW)에서 (2022)를 상영하는 등 작품 상영회를 열었다.
코펜하겐 대학교 예술문화학과에서 예술 연구로 박사 학위를,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에서 학제간 스튜디오 아트로 미술석사 학위를, 덴마크 왕립미술아카데미에서 미술 이론 및 미디어 아트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휘트니 미술관 독립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질 오브리는 베를린에 거주하는 스위스 예술가이자 음악가, 연구자이다. 그의 작품은 소리와 듣기를 구체화된 기술적, 생태학적 실천으로 탐구한다. 그의 설치, 영화, 퍼포먼스, 라디오 연극은 예술 기관, 영화제, 음악 공연장에서 국제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최근 프로젝트로는 도큐멘타14의 의뢰로 로버트 밀리스와 인도 단체 트래블링 아카이브가 함께 작업한 사운드 작품 <축음기 효과>(2017, 카셀과 아테네), 나탈리 음바 비코로와 함께 튠드 시티스 페스티벌 에서 공연한 <검은 안테나>(2018, 고대 메세네), 1960년의 지진에 관하여 아가디르에서 촬영한 필름 에세이 <살람 고질라>(2019, FID 마르세유), 취리히의 OTO 사운드 뮤지엄이 의뢰한 VACUT (Voices Against Corruption and Ugly Trading) 그룹의 사운드 설치 작품 <더 휘슬>(2022) 등이 있다.

데리야 아카이낙은 터키의 엔지니어이자 해양학자로 수중 영상과 비전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전문적, 기술적, 과학적인 다이빙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링해에서 남극까지 현장 조사를 수행했다. 아카이낙은 수중 컴퓨터 비전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되는 손실된 색상과 대비의 재구성을 해결하여 시스루 알고리즘을 개발한 공로로 2019 블라바트닉 젊은 과학자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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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초공예과 스튜디오

율리아 로만 & 김가영
                                            전해진 이야기로는 고려시대(918~1392)에 고래가 새끼를 낳으면 미역을 뜯어먹어 산후의 상처를 회복하는 것을 보고 고려 사람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이는 것이 곧 풍습이 되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생일을 맞이하면 축하의 말과 함께 "미역국을 먹었느냐"는 질문이 뒤따른다. 이처럼 한국에서 미역국은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을 때 처음으로 만드는 음식으로, 한국인에게 보살핌과 애정, 헌신과 같은 강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미역을 특산품으로 두고 있는 기장에서는 이 전통이 더욱 강하다. 부산민속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를 낳으면 한칠 동안 계속 미역국을 끓여 제왕상 위에 올려두고 소망을 기원한 이후 산모에게 먹이는 의례가 있다.

작가들은 ‘해조류 스튜디오’를 통해 공동체 사이 다종 간의 관계를 알아가며 일광 이천 마을의 할매, 할배 신당과 함께 지역 문화를 형성해 온 해초를 위한 특별한 공간을 만들었다. 일종의 ‘해조류 신당’이다.

작가들은 천연자원인 해초를 탐구하며 이미 상처받은 것들을 치유하려는 하나의 몸짓으로 자연과 시너지 작용을 내는 동시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재를 만든다. 이는 해초를 또 다른 추출 대상으로 여기는 것을 경계하는 태도이다. 율리아 로만과 김가영 작가는 미래의 가능성을 상상하며 착취의 사고방식이 아닌 재생의 사고방식을 취한다. 즉, 생태계에 깊이 뿌린 내린 일부로서 해초라는 유기체를 생애주기 속에서 인식하고 고찰하는 것이다. 이러한 학제적이고 직접적인 동시에 창의적이고도 총체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해초 신당〉은 현지의 유기체와 관계를 형성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이며 회복과 창조의 잠재력을 모색한다.

율리아 로만이 설립한 해조류학과(Department of Seaweed)는 다시마의 문화적, 환경적 그리고 지속 가능한 측면을 탐구하는 데 전념하는 학제적 단체이다. 그는 '해조류학과'의 한 회원이자 작가로서, 해조류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지역 사람들로부터 수집한다. 그중에서도 자연으로부터 얻는 해조류와 같은 자원 및 재료가 어떤 심리적 영향을 끼치고 그들의 일상생활과 연관되어 있는지 탐구한다.

수집된 자료들은 기장 다시마로 만든 작품들과 함께 전시되어 보다 심층적인 지역 이야기를 접할 기회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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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수역

레베카 모스
                                            세계화된 국제 수역과 관련된 규율은 누가 제정하고 통제하며, 그것이 선원과 노동조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2016년 레베카 모스는 밴쿠버 액세스 갤러리가 운영하는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 ‘바다에서의 23일’에 선정되었다. 작가는 제네바 한진 컨테이너선을 타고 이동하면서 태평양을 횡단해 23일 후에 상하이에 도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레지던시가 시작되고 일주일 만에 파산을 선언한 한진해운이 부두 입항료를 낼 여력이 없게 되자, 선상의 승객과 화물은 바다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전 세계 항구들은 파산한 해운 회사가 항구 이용과 서비스 비용을 지급할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하여 선박이 정박하는 것을 막았다.

선상의 유일한 예술가였던 모스와 두 명의 승객, 선원들은 일본 연안에서 13km 떨어진 국제수역에 닻을 내리고 추가 지시가 나올 때까지 두 주 넘게 기다렸다.

전자 및 전기 기기 외 가전제품에서 과일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 대부분을 포함한 전 세계 제품의 90% 이상을 수송하는 해상 운송은 여전히 국제 무역과 세계 경제의 중추이다. 〈국제 수역〉은 배가 정박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제작된 영상 작품으로 대부분 알려지지 않았지만, 글로벌 해운 산업계에서 흔했던 일을 폭로한다. 또한, 해운 선상 노동자들의 가혹하고 부당한 노동 환경을 상기시켜 준다. 제네바 한진뿐 아니라, 한진의 수백 척의 다른 선박들도 선원과 화물이 한동안 바다에 좌초된 채로 방치되었다.

작가는 작품으로 당시 인터뷰와 뉴스를 포함한 선상의 사람들과 닻에 매인 배의 관점에서 파산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시에 어디에나 존재하는 글로벌 해운산업을 조명하며 혹독하고 부당한 선원 근로 환경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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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 유산

엠마 크리츨리
                                            심해는 무엇을 느낄까? 우리가 해저를 착취하고 광물을 캐느라 바쁠 때 해양 생물체에 가해지는 생태계적 결과와 영향은 무엇일까? 우린 심해 채굴이 필요할까?

해저를 탐사하고 착취하려는 시도는 무한한 듯 보였던 해저 지평이 이제는 영토라는 공간으로 구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출품작 〈공동의 유산〉은 산업화와 영토 분쟁의 반향이 우리가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폭로하며 심해 희토류 채굴을 향한 움직임에 즉각 대응한다.

탐사와 착취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우리가 가지는 환상을 조명하며 이 작품은 낭만적으로 묘사된 해저 탐사의 단계들이 실은 지정학적 영토 점령과 광물 자원 채굴이 얽혀 정복의 경계선에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1967년, UN 주재 몰타 대사 아르비드 파르도는 10년 후 국제 콘퍼런스와 논의를 거쳐 해양법협약을 내놓은 인류 공동 유산 원칙의 시초가 된 연설을 발표했다. 그는 더 이상의 해양 오염을 막아 해양 자원을 보호하고 평화를 유지할 국제 규정을 발의하며 해저가 인류 공동 유산의 한 부분을 형성함을 제의하였다. 영상 도입부에서 공상과학 소설가 귀네스 존스가 낭독하는 이 연설문은 우리를 도발케 한다. 디스토피아적 공상과학 주제는 광활하고 장엄한 지형의 통치와 영토 분계를 두고 분쟁과 모순, 갈등을 드러내는 기자 회견과 인터뷰 연설을 포함해 심해 탐사 기록 영상과 조화를 이루는 구성으로 우리의 현 상태와, 어떻게 미지의 경계로 나아가야 할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공동의 유산〉은 저우드 자선 재단, 셰필드 대학교, 오픈 유니버시티, 그랜섬 서스테이너블 퓨처 앤드 애쉬든 트러스트가 자금을 지원하는 ‘문화와 기후 변화: 미래 시나리오’ 레지던시 기간 동안 구상되었으며 저우드 자선 재단의 자금을 지원받아 제작되었다.

크레딧
제작: 엘레나 힐
편집: 서지오 베가 보레고
사운드 & 음악: 니콜라스 베커, 루씨 레일톤, 스테판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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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플라스틱 만다라: 생태계 순환을 위한 문양

정은혜 & 이준
                                            〈플라스틱 만다라: 생태계 순환을 위한 문양〉은 작가 정은혜와 이준의 협업으로 지구의 소리가 만드는 문양에 집중한다.

작품에 사용된 이 플라스틱 조각은 정은혜 작가가 설립한 생태예술 단체 에코오롯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5년간 제주 함덕 해변에서 함께 수집한 것이다. 이 만다라 문양은 지구 표면과 대기 전리층 사이에서 포착되는 지구의 ‘심장 소리’ 혹은 ‘콧노래’로 불리는 번개가 일으키는 전자기장파의 공명, 슈만 공명을 활용해 만들어진다.

뇌우는 초당 약 50회의 번개 섬광을 생성하고 지구 표면과 전리층 사이에 전자기파를 포획하는데, 이러한 파동 중 일부는 결합하어 평균 7.83 Hz의 극저주파인, 일명 지구의 심장박동이라 불리는 슈만 공명을 만들어 낸다.

몇몇 과학자들은 이러한 공명의 변화가 계절의 변화, 태양의 활동 혹은 지구 자기장의 변화 등 지구와 결부된 현상들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지구 진동의 상승은 사람이 더 불안해지는 하나의 요인일 수 있다는 이론도 존재한다. 확실한 과학적 증거는 없지만, 이러한 이론은 우리가 지구의 진동과 뇌파가 겹칠 때 가장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아마도 슈만 공명은 우리와 지구의 밀접한 관계를 상기시켜 주는 하나의 중요한 지표일지도 모른다.

정은혜 작가의 슈만 공명에 관한 관심은 어린 시절부터 조용한 곳에서만 낮게 느껴지는 진동 소리를 탐구하면서 대부분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작가와 에코오롯 참여자들은 해변에 무릎을 꿇고 손으로 모래를 쓰다듬으며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바닷소리를 들으며 기도와 같은 강렬한 경험으로 작품의 일부가 된다. 엄마의 자궁 안에서 소리가 촉각으로 감각되어 경험되는 듯 〈플라스틱 만다라: 생태계 순환을 위한 문양〉으로 소리는 만져진다.

〈플라스틱 만다라〉는 승려들이 며칠 혹은 몇 주에 걸쳐 아름답고 다채로운 모래 만다라를 완성한 후 다시 흩어버리는 티베트 불교 의식에서 영감을 얻었다. 의식이 끝나면 승려들은 복을 받은, 이제는 복 그 자체가 된 모래를 근처 개울에 부어 우리를 하나로 연결하는 바다를 통해 모든 생명에게 복이 닿게 한다.

이 작품은 플라스틱이 난무하는 현실 앞에서 느끼는 절망감과 바다에서 플라스틱을 거둬들여 바다를 축복하고자 하는 바람을 동시에 표현한다.〈플라스틱 만다라〉는 새롭거나 유용하거나 영원하지 않으며, 해체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에코오롯 참여자가 〈플라스틱 만다라〉를 만드는 영상을 아래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jd1t9OWC2I&t=30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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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입맞춤

하이퍼콤프ㅣ10분 13초ㅣ드라마
작품 설명

포레스트 커리큘럼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삼림지대 조미아의 자연문화를 통한 인류세 비평을 주로 연구합니다. 작품 유랑하는 베스티아리는 이 연구의 일환으로, 비인간적 존재들이 근대 국민국가에 내재된 계급적이고 세습적인 폭력과 그에 따른 잔재들에 어떻게 대항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좌중을 압도하는 듯한 거대한 깃발들은 위태롭고도 불안하게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깃발에는 벤조인이나 아편부터 동아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들까지 비인간 존재들을 상징하는 대상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각 깃발들은 비인간적 존재들의 대표자로서 모두가 한데 결합되어 아상블라주 그 자체를 표상합니다. 또한 깃발들과 함께 설치된 사운드 작품은 방콕과 파주에서 채집된 고음역대의 풀벌레 소리, 인도네시아의 경주용 비둘기들의 소리, 지방정부 선거를 앞두고 재정 부패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불필요한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 그리고 위의 소리들을 찾아가는데 사용된 질문들과 조건들을 읽어 내려가는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디오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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