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바다미술제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는 바다와 우리의 관계를 재고하게 하고, 
            해안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동시에 언급하며, 바다와 해양 환경에 
            관여하기 위한 대안적인 틀과 비전을 모색합니다.
        
            바다는 우리의 삶과 자본주의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생존에 필수적인 
            원천일 뿐만 아니라 식량, 의약품, 에너지, 광물, 무역, 여행 등을 위해 이용하는 
            거대 산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규모 크루즈 관광, 해운, 남획부터 핵실험, 오염, 
            심해 채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바다에 해를 끼쳐 해양 
            생태계와 서식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는 해안에서 바라본 바다를 상품 이동에 쓰이는 
            분절되고 추상적인 표면으로 보는 대신 우리가 이 수역의 일부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올해 바다미술제는 바다 및 해양 생태와 맺는 새로운 관계를 탐색하고, 저항과 복원을 
            요청하는 차원에서 협력과 공동의 비전,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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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작가

김덕희

                                            김덕희는 자연과 생명, 사회와 문화,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삶’과 ‘우주’ 속 세계의 다양한 층위에 깊은 관심을 가진다. 작가는 빛과 열, 중력, 언어와 같은 비물질적 매체를 사용하여 물질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작품화한다. 우리는 ‘무엇’이며,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져온 김덕희의 작품은 과학적이고 철학적이며 때로는 시적이고 주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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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로베르티나 세브야닉

                                            아티스트 겸 연구자 로베르티나 세브야닉은 수중 환경의 생화학적, (지리) 정치적, 문화적 현실과 인류가 다른 유기체들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작품을 국제적인 전시에 선보였다. 그녀의 프로젝트는 타자를 인식하려는 목적으로, 공감 방법의 개발을 말하고 있다. 작가는 인류세와 그 이론적 틀을 분석하면서 “아쿠아토센”와 “아쿠아포밍”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수생 환경에 대한 인간의 영향을 언급한다. 그녀의 작품은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스타츠 프라이즈, 폴링 월즈, 리:휴머니즘에서 수상하고 수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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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하이퍼콤프

                                            하이퍼콤프는 2017년 아테네에서 가상의 회사 프로필로써 처음 만들어졌지만 실제로 그리스 티노스 섬에 기반을 둔 다분야적이고 사변적인 디자인 아티스트 그룹이다. 하이퍼콤프의 연구 주제는 주로 자연과 문화, 가축화와 생태계 네트워크, 전통과 기술, 그리고 작은 섬 지역 사회가 직면한 문제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학제 간 협업과 지역사회가 생산에 참여하는 방식을 장려하며, 여기에는 종종 다양한 생물이 포함된다. 이러한 과정은 공간 활성화, 멀티미디어 작품, 지속 가능한 디자인 프로토타입 및 오브제로 나타나며, 유기체와 무기체 주역들이 모두 등장하는 역동적인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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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윤필남

                                            윤필남은 부산을 기점으로 활동하며 국내 유수의 예술기관에서 8회의 개인전과 50여 회의 기획전에 참여해 왔다. 작가는 “평면에서 입체로” 회화의 단면적 경계를 넘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묶을 수 있는 작품세계를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2016년부터는 설치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연극 의상 및 공공 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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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무한나드 쇼노

                                            무한나드 쇼노는 작품의 매체나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그의 작업은 이야기로 촉매화되고 구조화되며 개인적, 집단적, 역사적 진실을 창작하고 견주며 내러티브의 힘을 활용한다. 활동 초기부터 지금까지, 어린 시절 기억의 영향을 받아 작가는 자신의 삶을 특징짓는 실제 경계와 실존하지 않는 경계를 탐구하는 데 작업의 목표와 표현의 뿌리를 둔다. 사적인 드로잉에서부터 대규모 조형 작업과 기계적이고 기술적 작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걸쳐 선보여 온 그의 모든 작품은 우리에게 권하고자 하는 여정을 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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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

작품

이것은 좋은 사인이 아니다

제이알 카펜터 & 토모 키하라
                                            기후 변화는 시공간에 따라 아득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출품작 <이것은 좋은 사인이 아니다>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시 프로젝트이자 장소 특정적 설치작품이다. 이 작품은 해수욕장을 따라 설치된 실물 사인과 웹을 기반으로 한 증강현실로 구성된다. QR 코드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증강현실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기후 환경에 관한 질문을 담은 AR 사인이 관람객 주위에 나타난다. ‘하늘이 어떻게 이렇게 푸른가?’, ‘항상 이렇게 비가 왔던가?’와 같은 사인들은 이미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기후 변화에 관한 관심을 촉구하며 유쾌한 반응을 유도한다.

이 작품은 2021년 런던에서 열렸던 실험적 게임 페스티벌인 Now Play This에 처음 출품된 이후, 런던 빅토리아 알버트 미술관에서 전시된 Digital Design Weekend와 베를린에서 개최된  Everything Will be Fine 전시 주제에 맞춰 ‘Time rivers under us. 시간은 우리 밑으로 강물처럼 흐른다.’, ‘It’s fine. 괜찮아요.’ 등 새로운 사인이 추가되었다.

이번 바다미술제를 위해 카펜터와 키하라 작가는 일광해수욕장 환경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다섯 개의 한글과 영어 사인을 제작했다. 이 다섯 개의 사인이 모여 다음과 같은 하나의 시가 된다.

바다가 이르게 일어난다.

공기가 내려앉는다 무겁게.

여기 바람이 산다.

급격한 땅의 변화.

우리의 꿈에 짠 기가 밴다.

이 작품은 일광 해수욕장에서 직접 경험하거나, 증강현실(AR) 앱(https://not-a-good-sign.com/)을 통해 어디서나 경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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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빛과 어둠 사이

조은필
                                            배는 무엇을 나타내는가?

밤은 명확하게 드러났던 사물이 어둠이라는 껍질에 덧씌워져 개인적 상상으로 연결되는 시간이다. 또한 낯선 경험을 선사하고, 이상하고도 환상적인 느낌과 함께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경계를 넘나들게 한다. 출품작 <빛과 어둠 사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것을 다른 차원에서 생각하고, 모호하거나 묘한 지점으로 보여준다.

작가의 푸른색 레이스는 겹겹이 싸인 작업의 껍질이 되며 블루는 바다와 하늘 사이 장엄함과 어둠의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이러한 어둠은 빛이 상실되어 우리가 알고 있는 명확한 사물의 존재를 잠시 뒤로하고 어둠 속 풍경과 물체에 주목하여 나의 새로운 감각을 열어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다에서 배는 흔하고 익숙하며 명확하고 고유한 이름을 가진 사물이지만, 해안 지역에서는 거의 주목받지 않을 만큼 흔한 사물이다. 작업이 이루어진 일광은 ‘햇살을 가장 먼저 받는 곳’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지명이다. 빛과 어둠, 그 짧은 간극과 겹침의 시간에 푸른색 레이스로 감싸진 배는 어둠 속에서 명확한 존재와 의미를 잠시 내려 두고 또 다른 의미를 상상하게 하는 대상이 된다. 패턴이 있는 레이스로 배의 전체를 감싸는 것은 물체를 가리는 동시에 드러낸다. 마치 피부처럼 사물에 씌워진 레이스는 사물을 보이지 않게 하지만, 그 아래 우리가 보지 못했던 세밀한 부분을 오히려 드러내 보인다.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으로, 일상의 사물이 새로운 해석으로 열리게 되는 과정은 긴 여정, 혹은 찰나인가? 여정이라면, 그 시작일까, 끝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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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메탄올 블루

리퀴드 타임
                                            세계 경제는 해운업에 의존하여 돌아간다. 소비재, 밀, 쌀, 석유, 목재, 석탄 등 여러 나라가 매일 생산하고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은 매년 점점 더 거대해지는 화물선을 타고 전 세계로 이동한다. 대부분의 화물선은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남은 잔여물(따라서 더 저렴한)로 만든 더러운 연료인 중유(HFO)로 움직인다. 모든 중유는 전 세계 바다와 수로에 흔적을 남긴다.
해양 분야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을 만드는 것으로 대응한다. 향후 수년 간 부산 조선소들은 메탄올, 수소, 메탄과 같은 대체 연료로 움직이는 새로운 ‘자연친화적’ 선박 만들기에 분주할 것이다. 일단 만들어지고 나면 다수의 이런 배들은 해운 운송 산업의 자연 친화적 전환을 계획하고 ‘녹색’ 연료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곳곳 항구 간에 체결된 상호 계약인 소위 ‘녹색운항항로’를 오가게 될 것이다.
리퀴드 타임의 리서치 영상은 화물선 한 척이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싱가포르까지 세계 최대 녹색운항항로 중 하나를 따라 이동하는 과정을 멀리서 따라간다. 일련의 대화와 조사를 통해 작품은 해운산업의 자연 친화적 미래를 그려보고 가능성은 있으나 여전히 요원해 보이는 자연 친화적 전환의 법적, 경제적, 그리고 인프라적 조건을 들여본다.
녹색 통로를 구성하는 여러 겹의 규제와 경제 계획들을 하나씩 벗겨내면서, <리퀴드 타임>은 해운업계의 기후위기 대응이 현재의 시장을 파괴적인 경향에서 벗어나도록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계속 창출해서 전과 동일한 비즈니스 과정이 진행되도록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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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메아리, 바다 가득히

김덕희
                                            출품작 〈메아리, 바다 가득히〉는 8미터 폭, 4미터 높이의 그물 형태의 설치작품이다. 그물은 시민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진주와 비즈로 복잡하게 짜여 있다. 둥글고 빛나는 진주는 소중한 순간, 감정, 기억을 상징한다. 동시에 길쭉한 비즈와 진주의 배열은 문자 기호를 신호 배열로 입력하는 모스 부호를 나타낸다. 모스 부호의 각 펄스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소중한 누군가를 향해 쓰인 메시지이다.

그물의 섬세한 가닥 안에 얽힌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지금은 곁에 없는 그들에게 전달되길 바라며, 바다는 많은 사람에게 어려움과 위태로움의 공간임을 기억한다. 우리는 진주와 비즈의 투명한 반짝임을 바라보며 그들이 다시 메아리쳐 오길 기도해 본다.

작품은 해변 위, 바다와 하늘의 경계에서 자유롭게 출렁거린다. 섬세히 짜인 그물은 넋들이 떠난 먼바다를 향해 손을 뻗으며 그리움의 상징으로 하늘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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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모든 것은 물이다

수퍼플렉스
                                            의식은 무엇인지, 의식은 어떻게 대두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과학적 매개 변수는 존재하지 않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의식의 난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인간의 관점에서만 어려운 문제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물이다〉작품은 전제를 완전히 뒤집어 비인간 의식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고찰한다. 컴퓨터가 말하고 쓰는 사변적 텍스트를 특징으로 하는 이 영상은 과학의 역사와 한계에 대한 명상에서 신비주의에 가까운 물고기 의식에 관한 고찰로 이동한다.

〈모든 것은 물이다〉는 과학자 아냐 웨그너와 알렉스 조던이 물고기의 사회적 행동에 건축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기 위해 구성한 실험으로, 대서양 동쪽과 지중해에 서식하는 조기류의 작은 종 '크로미스 크로미스’의 산란기 때 프랑스 코르시카섬에서 촬영되었다. 수퍼플렉스는 수중 생명체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설계된 세 개의 부유식 구조물을 과학자에게 제공했고, 해당 지역의 크로미스 크로미스 개체군이 산란을 위해 이 구조물 주위로 엄청나게 몰려들었다.

영상이 진행되면서 내레이션은 이 특정한 실험의 범위를 확장하여, 서구 과학의 유물론 외에 어떤 방법이 의식의 난제를 재상상하는 데 유용할 것인지를 묻는다. 〈모든 것은 물이다〉는 과학적 추측과 건축학적 미래주의, AI 생성 철학을 결합해 의식은 안정적 범주가 아니며 인간은 다른 종의 필요와 기호, 영적 삶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어쩌면 관점을 전환해야 할 수도 있음을 제시한다.

이 영상의 과학 실험은 조던 연구실의 과학자 아냐 웨그너와 알렉스 조던에 의해 진행되었다. 

〈모든 것은 물이다〉는 덴마크 예술 재단이 지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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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입맞춤

하이퍼콤프ㅣ10분 13초ㅣ드라마
작품 설명

포레스트 커리큘럼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삼림지대 조미아의 자연문화를 통한 인류세 비평을 주로 연구합니다. 작품 유랑하는 베스티아리는 이 연구의 일환으로, 비인간적 존재들이 근대 국민국가에 내재된 계급적이고 세습적인 폭력과 그에 따른 잔재들에 어떻게 대항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좌중을 압도하는 듯한 거대한 깃발들은 위태롭고도 불안하게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깃발에는 벤조인이나 아편부터 동아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들까지 비인간 존재들을 상징하는 대상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각 깃발들은 비인간적 존재들의 대표자로서 모두가 한데 결합되어 아상블라주 그 자체를 표상합니다. 또한 깃발들과 함께 설치된 사운드 작품은 방콕과 파주에서 채집된 고음역대의 풀벌레 소리, 인도네시아의 경주용 비둘기들의 소리, 지방정부 선거를 앞두고 재정 부패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불필요한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 그리고 위의 소리들을 찾아가는데 사용된 질문들과 조건들을 읽어 내려가는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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