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바다미술제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는 바다와 우리의 관계를 재고하게 하고, 
            해안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동시에 언급하며, 바다와 해양 환경에 
            관여하기 위한 대안적인 틀과 비전을 모색합니다.
        
            바다는 우리의 삶과 자본주의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생존에 필수적인 
            원천일 뿐만 아니라 식량, 의약품, 에너지, 광물, 무역, 여행 등을 위해 이용하는 
            거대 산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규모 크루즈 관광, 해운, 남획부터 핵실험, 오염, 
            심해 채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바다에 해를 끼쳐 해양 
            생태계와 서식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는 해안에서 바라본 바다를 상품 이동에 쓰이는 
            분절되고 추상적인 표면으로 보는 대신 우리가 이 수역의 일부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올해 바다미술제는 바다 및 해양 생태와 맺는 새로운 관계를 탐색하고, 저항과 복원을 
            요청하는 차원에서 협력과 공동의 비전,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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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작가

게리 젝시 장

                                            게리 젝시 장은 우주론과 기술, 경제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한다. 그는 금융 소재 소설 Catastrophe Time!을 편집했으며, Waste Paper Opera와 함께 만든 오라토리오 Dead Cat Bounce는 2022년에 초연되었다. 최근 개인전 Cycle 25는 자연재해, 사기 국가, 우주 경제 등 사변적 신념과 물질세계 경계에 있는 사건들을 기록했다. 그의 작품은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상하이 파워 스테이션 오브 아트, 홍콩 파라 사이트에서 전시된 바 있다. 향후 요크대학교 아트 갤러리, 로잔의 EPFL, 버밍엄의 이스트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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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덕희

                                            김덕희는 자연과 생명, 사회와 문화,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삶’과 ‘우주’ 속 세계의 다양한 층위에 깊은 관심을 가진다. 작가는 빛과 열, 중력, 언어와 같은 비물질적 매체를 사용하여 물질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작품화한다. 우리는 ‘무엇’이며,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져온 김덕희의 작품은 과학적이고 철학적이며 때로는 시적이고 주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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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무한나드 쇼노

                                            무한나드 쇼노는 작품의 매체나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그의 작업은 이야기로 촉매화되고 구조화되며 개인적, 집단적, 역사적 진실을 창작하고 견주며 내러티브의 힘을 활용한다. 활동 초기부터 지금까지, 어린 시절 기억의 영향을 받아 작가는 자신의 삶을 특징짓는 실제 경계와 실존하지 않는 경계를 탐구하는 데 작업의 목표와 표현의 뿌리를 둔다. 사적인 드로잉에서부터 대규모 조형 작업과 기계적이고 기술적 작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걸쳐 선보여 온 그의 모든 작품은 우리에게 권하고자 하는 여정을 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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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리퀴드 타임

                                            리퀴드 타임(제이콥 볼튼 & 미리암 마티센)은 해운, 금융, 해양 세계의 일시성과 관련하여 작업하는 리서치 듀오로 2023년에 결성되었다. 제이콥 볼튼은 공급망 횡포와 자원 투쟁에 주목하는 건축 연구자이다. 미리암 마티센은 주요 물류와 도시 정치 생태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다. 또한 이들은 엘리자 에이더와 함께 선주들과 해운 업계 전반에서 조직적으로 선원을 유기하는 행위를 추적하는 온라인 (카운터) 매핑 프로젝트 Abandoned Seafarer Map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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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윤필남

                                            윤필남은 부산을 기점으로 활동하며 국내 유수의 예술기관에서 8회의 개인전과 50여 회의 기획전에 참여해 왔다. 작가는 “평면에서 입체로” 회화의 단면적 경계를 넘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묶을 수 있는 작품세계를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2016년부터는 설치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연극 의상 및 공공 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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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

작품

사무드라 만탄: 바다 휘젓기

샤일레쉬 비알
                                            샤일레쉬 비알의 작품은 실존 지식, 체계, 전통, 의식, 형이상학, 철학 이론을 과학, 기술, 그리고 예술적 개입으로 살펴보며 철학적 사고를 중심으로 세상을 두루 고찰한다. 작가는 다채로운 시각 언어를 가지
고 내재적 세계의 모순된 관점, 생각, 기분, 느낌과 외부 세상의 사물, 기계, 지형, 현상의 철학적 맥락을 엮으려 한다.

인도 전통 지식 체계 혹은 교육인 구루쿨을 다니면서 그는 배움의 일부로 지식의 근원을 파헤치며 논리학으로 접근했던 고대 산스크리트어 문헌인 타르카 샤스트라와 신화 경전을 접하였다. 타르카 샤스트라에는 사물과 형태의 외부적 아름다움 혹은 기능성에 내재한 의미, 확장된 함축성, 그리고 사물에 대한 결과론적 비판 분석 사이의 배움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었고, 이는 작가의 예술적 실천을 이끌었다. 그는 동시대 인간의 필요, 역할, 책임과 관련된 현시대의 과학적 방법과 기계적 체계에 이러한 배움을 결합한다.

이번 출품작 〈사무드라 만탄: 바다 휘젓기〉로 작가는 바닷물이 담긴 탱크 안에서 끊임없이 회전하며 물을 휘젓는 산 모형의 키네틱 아트를 제작하여 이러한 점을 탐구하고 시사한다. 동명의 인도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은 세상과 삼라만상이 태동하고, 불멸의 꿀과 독이 생겨난 이야기를 풀어낸다. 신화에서 하늘 신들은 마왕들과 손잡고 바다를 휘저어 불멸의 꿀을 얻기 위해 평등과 외교를 약속한 연대를 맺고, 뱀들의 왕인 바수키가 밧줄이 되어 만다라 산을 막대기처럼 휘감아 정교하게 바다를 휘저었다. 하지만 바다 휘젓기가 끝나자, 신들은 얻은 꿀을 모두 먹어버리고 마왕들에게는 결국 독만 남겨지게 된다.

키네틱 프로젝트 〈사무드라 만탄: 바다 휘젓기〉는 욕망에 대한 신화를 오늘날 속세의 맥락으로 시각화한다. 모두가 불멸의 꿀을 욕망하지만, 누군가는 불가피하게 독을 마셔야 한다. 이야기 속에서 불멸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은 동시대 문제와 연관되며 또한 상징적이고 은유적으로 심오하게 드러난다.

바다는 그 광활함과 무한한 잠재력으로 태고부터 인간에게 자원의 보고가 되어주었다. 현대 사회에서 바다는 우리에게 식량과 연료, 에너지와 치료제, 광물, 보석과 같은 각종 재료를 제공해 주는 가장 가치 있는 천연 비축 기지로 인식된다. 바다 자원을 추출하는 과정은 바다 휘젓기 신화의 핵심 이야기가 재현된 듯 원유를 채취하기 위해 주로 해저를 시추한다. 〈바다 휘젓기〉 프로젝트는 그 꿀과 독이 소비 산업에서 일구어지는 우리의 끝없는 시추의 대가임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사무드라 만탄: 바다 휘젓기〉는 오늘날 해양 자원 추출의 양극화 효과를 구축과 해체, 소비의 개념으로 탐구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으로 작가는 사회정치적 계급이 결국 드러내지도록 기술을 활용하여 그의 생각을 반영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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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시스테더스: 해양도시건축

제이콥 허위츠-굿맨 & 다니엘 켈러
                                            바다가 이미 기후 변화, 플라스틱 오염, 기름 유출, 과도한 어업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실정에 바다 위를 떠다니는 주거지가 지속 가능하거나 해양 생태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수상 주거 시설을 만들어 바다를 정복하고 정부가 통제하는 영토를 피해 떠다니는 해양도시 건축 개념은 이미 오래되었다. 어떠한 국가의 해상경계에도 속하지 않는 공해(公海)에 정박되는 수상 구조물에는 복구된 석유 플랫폼과 개조된 유람선 또는 맞춤 제작된 인공섬 및 구조물이 포함된다.

출품작 〈시스테더스: 해양도시건축〉은 제이콥 허위츠-굿맨과 다니엘 켈러가 타히티에서 최초로 개최된 해양도시 건축 학회를 기록한 영상이다. 작품은 논란을 몰고 다니는 작가 조 쿼크와 시스테더스 연구소 총재 랜돌프 헤켄과 이야기를 나누며 해상의 미래에 대한 해양도시 건축 지지자들의 신념과 비전을 들려준다. 터무니없이 부족한 ‘여성’ 해양도시 건축 지지자 참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말고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지만, 해양도시 건축 지지자들은 세계의 수역을 정복하면서 변화하는 바다 위를 떠다닐 수 있기를 희망한다.

파트리 프리드먼이 페이팔 창업주 피터 틸의 재정 지원을 받아 2008년에 설립한 해양도시 건축 연구소는 오픈 마켓에서 정부를 선택할 수 있고 기후 변화를 해킹할 수 있는 유동적인 세계를 그린다. 다수결의 원칙을 비효과적이고 억압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해양도시 건축 지지자들은 해양도시의 시민들이 자유의지로 탈퇴하고 재합류할 수 있고, 헌법보다는 소프트웨어에 가까운 법 체계하의 유동적인 소규모 정부의 자유주의적 미래를 제안한다. 해상의 미래를 향한 계획을 구현하기 위해 해양도시 건축 지지자들은 온두라스 국민의 대대적인 반대를 맞닥뜨린 이후, 타히티 앞바다 소재의 경제특구에 최초 해양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정부와의 협력을 시작했다.

실리콘 밸리의 기술만능주의자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해양도시 전도사들은 수정, 관리 또는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의 사회를 제시한다. 한 기업가 그룹이 규범에서 자유로운 사회를 원하는 그들의 요구에 들어맞는 새로운 시장과 세계를 만드는 것을 제안한다. 그들의 계획은 이 바다 위를 떠다니는 사회를 주택 수요와 환경 문제 또는 형편없는 통치 국가에서 탈출하는 방법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하지만, 세금 회피처나 부유층을 위한 사치스러운 휴양지가 되지 않을 것이라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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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바다의 풍문

펠릭스 블룸
                                            만약 우리가 바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바다는 우리에게 뭐라고 할까?

2018년 태국에서 처음 제작되었던 출품작 〈바다의 풍문〉은 일광해수욕장 중앙에 놓인 사운드 설치작품이다. 바다가 연주하는 대나무 피리 오케스트라는 하루 종일 파도의 물결과 방향, 속도와 힘에 따라 아주 특별한 콘서트를 연다. 2023바다미술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연주회에 초대된 여러분은 바다가 연주해 주는 이 음악의 시작과 끝을 그려볼 수 있다.

전 세계 모든 해안 지역과 문화에서 바다는 어전부터 현대 어업, 해양 운송 또는 관광에 이르기까지 생계 수단이었다. 바다는 자원 채굴과 더불어 편안함과 안도감을 찾을 수 있는 장소와도 연관이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인간과 바다의 관계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보존하기 위한 과제로 대두되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해수면 상승에 대한 전략으로 둑, 제방, 방파제와 같은 홍수 방지벽을 건설한다.

〈바다의 풍문〉은 대나무 방파제를 홍수 막는 장벽에서 소리를 듣기 위한 입구로 탈바꿈시켰다. 사운드 설치작품인 이 작품은 우리가 열린 공간에 모여 바다와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명상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장소를 제공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빚어낸다. 바다의 확장된 소리는 우리 자신,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타자에 마음을 기울이고 돌보며, 집중하는 연습으로 안내한다.

작품은 대나무 피리가 달린 백여 개의 대나무 기둥으로 이루어진다. 작가는 기둥 끝에 바닷물이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을 뚫어 파도가 칠 때마다 공기층을 밀어내며 피리를 연주하도록 한다.

https://felixblume.com/rumorsfromthe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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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흙-탕-물

실험실 C
                                            실험실 C는 다양한 지역과 자연의 장소들을 살펴보며 미묘한 뉘앙스가 담긴 이야기들을 발견한다. 특히 이번 바다미술제 사전워크숍을 통해 어린이들과 흙탕물이 이는 일광천 주변의 잊힌 장소들을 함께 탐색했다. 워크숍 결과와 영상은 본 전시에 출품되어 우리가 자연과 얼마나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고찰하게 한다.

흙탕물은 흙과 물이 섞인 모호한 의미의 단어다. 작가들은 흐르는 깨끗한 물과 고여 있고 지저분한 진흙 간의 가변적 상태처럼, 변화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모호한’이라는 단어에 주목한다.

한글과 다른 언어도 그렇듯, 흙탕물은 자주 그리고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표현에 사용된다. 비슷하게 흙탕물 싸움은 비유적으로 졸렬한 싸움을 뜻한다. ‘긍정’과 ‘부정’ 혹은 ‘물’과 ‘흙’ 간의 모호함은 혼란스럽지만 동시에 매혹적이다. 혼돈의 임의성이 다양한 잠재성을 가진 듯 말이다.

일광 해수욕장 왼편으로 이천항과 만나는 일광천은 달음산 골짜기, 함백산 골짜기, 아홉산과 일광산 골짜기에서 뻗어 나온 열 개의 지류가 모여 바다로 흘러가는 곳이다. 밀물 때는 바닷물이 흙탕물과 갯벌이 있는 곳,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일광천으로 흘러 들어온다. 2001년 부산의 한 설문 기관 조사에 따르면, 총 395여 개의 개체가 일광천 부근에서 발견되었고, 기장에서 방생한 연어가 2005년에 일광천으로 돌아왔다. 이곳은 수많은 종의 서식지이지만 2021년부터 진행된 일광이천생태공원 조성과 주변 산책로 사업으로 일광천의 생태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험실 C의 작업은 일광천에 다양한 어종, 일광천의 사백어를 비롯해 회유성 어류인 은어, 숭어, 농어, 복섬, 연어, 뱀장어와 그리고 멸종위기 조개류 2급에 해당하는 기수갈고둥까지 살고 있음을 증명한다.

일광천을 따라 걸어보면 강 유지 보수 작업이 여전히 진행되면서 바닷물과 강물이 맞닿는 부근과 갯벌 공간이 지속해서 변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관리와 통제 체계가 개입되기 시작하면서 바다로 자연스레 흘러들던 물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이를 통해 갯벌과 흙탕물 부근에 의존해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들에게도 분명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인간의 개입은 복원일까, 아니면 또 다른 파괴일까? 실험실 C는 이 지점에서 ‘흙탕물’이라는 개념을 통해 일광천의 현재에 관해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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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바다로부터

양자주
                                            1970년대 새마을 운동으로 전국 농가를 허물기 전까지 기와집과 초가집의 벽체와 천장 모두 볏짚과 갈대를 섞은 흙으로 지어졌고, 사람들은 오늘날 창문과 같은 얇은 창호지 사이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어느 나라나, 도시, 마을에서든 전통 가옥은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여 짓는다. 그렇기에 한국 가옥의 재료는 흙, 나무, 돌, 볏짚이었다.

작가는 전통 한옥과 초가집에 관심을 가지고 빠르게 사라지는 흙집과 관련된 기록과 자료를 연구해 왔으며, 해초를 건축 자재로 만든 집이 부산에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50년대 한국 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 간 수많은 난민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빠르게 임시 거처를 지어야 했다. 그랬기에 전쟁 중에 전통 흙집에 쓰였던 볏짚 대신, 바닷가에서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해초를 흙에 섞어 집을 지었다.

작가는 피난민들의 건축 기술과 특히 해초를 건축 자재로 사용하였던 구축 방법을 이해하고, 작업에 적용하기 위해 부산 영도를 포함한 바닷가 피난처 마을에서 발견된 해초 흙집을 연구하였다. 작가는 이제는 자취를 감췄지만 기발하고 창의적이었던, 소박한 혁신이었던 흙과 해초로 집 짓는 방법을 이번 바다미술제 출품작 〈바다로부터〉로 되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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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입맞춤

하이퍼콤프ㅣ10분 13초ㅣ드라마
작품 설명

포레스트 커리큘럼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삼림지대 조미아의 자연문화를 통한 인류세 비평을 주로 연구합니다. 작품 유랑하는 베스티아리는 이 연구의 일환으로, 비인간적 존재들이 근대 국민국가에 내재된 계급적이고 세습적인 폭력과 그에 따른 잔재들에 어떻게 대항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좌중을 압도하는 듯한 거대한 깃발들은 위태롭고도 불안하게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깃발에는 벤조인이나 아편부터 동아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들까지 비인간 존재들을 상징하는 대상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각 깃발들은 비인간적 존재들의 대표자로서 모두가 한데 결합되어 아상블라주 그 자체를 표상합니다. 또한 깃발들과 함께 설치된 사운드 작품은 방콕과 파주에서 채집된 고음역대의 풀벌레 소리, 인도네시아의 경주용 비둘기들의 소리, 지방정부 선거를 앞두고 재정 부패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불필요한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 그리고 위의 소리들을 찾아가는데 사용된 질문들과 조건들을 읽어 내려가는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디오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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